'철인수영교실'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8.06.26 6월 17일 홍성 O2대회 후기(1)
  2. 2018.05.28 5/26 한강아쿠아슬론대회 꼴찌후기 _첫번째 오픈워터
  3. 2018.04.02 Restart D-160


6월 17일 홍성 O2대회를 참가하고 왔습니다. 이미 많이들 아시겠지만, O2 대회는 올림픽 코스 X 2배의 거리를 뛰는 코스입니다.

(Triathlon 코스 종류)
우리나라에서는 막연히 "철인3종" 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정식명칭은 3가지 운동의 뜻을 가진 "트라이애슬론(Triathlon)" 입니다. 그리고 철인3종 하는 선수들은 "트라이애슬릿(Triathlete)"이라고 부르구요.

일종의 육상이나 수영정도의 분류가 트라이애슬론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육상에서도 100미터, 200미터, 1만미터, 마라톤이 있고, 수영에서도 자유형 400미터, 1천미터 등의 종목이 따로 있는 것처럼, 트라이애슬론도 거리에 따른 종목이 다르게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올림픽코스: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코스로 가장 대중적인 코스입니다. 수영 1.5km, 자전거 40km, 달리기 10km로 이루어져있습니다.(제한시간 3시간30분) 사실상 수영할줄 알고, 자전거 탈줄 알면서 마라톤 동호회 꾸준히 했거나, 자전거 동호회 꾸준히 하신 분이라면 누구나 완주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코스입니다.

- 킹코스 : 진정한 철인이라고 불리우는 철인3종 코스입니다. 사실 이 킹코스에서도 "아이언맨" 협회에서 하는 것만이 아이언맨코스라고 불리우기도 합니다만, 자세한 사정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 킹코스를 완주한 사람이 진정한 "Ironman" 또는 "철인" 으로 불리는 것은 맞습니다. 수영 3.8km, 자전거 180 km, 달리기 42.195km를 이어서 17시간제한시간내에 완주하는 것이 목표인 대회입니다.

나머지는 위의 올림픽코스와 킹코스의 바리에이션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스프린트코스 : 입문자 또는 프로 선수들을 위한 코스로 올림픽 코스의 절반을 합니다. 수영 750m 자전거 20km 달리기 5km

- O2코스 : 올림픽 코스의 2배거리를 뛰는 중거리 대회입니다. 수영 3km, 자전거 80km, 달리기 20km 입니다.

- 하프코스 : 킹코스의 절반거리를 뛰는 중거리 대회입니다. 수영 1.9km, 자전거 90km, 달리기 21.0975km를 뜁니다.

- 그외 : 킹코스의 두배 (더블), 3배(트리플), 4배(쿼드루플), 데카(10배) 등의 코스도 있다고 합니다.

각설하고 원래 계획은 작년 은총이 대회(올림픽코스)에서 트라이애슬론 입문하고 올해 홍성에서 중거리 익힌 후 가을 구례에서 킹코스를 완주하려던 계획이었으나, 작년 낙차사고로 인해 은총이 대회를 DNS하여 어쩌다 보니 첫 대회를 중거리로 시작하게 되었네요.

많은분들이 놀라십니다. 정말 첫 대회냐고.. 철인을 글로 배워서 그렇습니다. 아는체를 좀 많이 하네요. 듀애슬론은 두번해봤고, 아쿠아슬론 1번 해봤으니 부분부분으로는 다 해보긴 했네요. 바꿈터 경험도 있긴 하고, 어쨌든 트라이애슬론 대회로는 실제로 처음입니다.

나름 첫 대회인지라, 준비겸 해서 지난 번 아쿠아슬론 대회도 참가했었고, (장렬한 꼴찌) 그 이후 한강 오픈워터 훈련 2회더, 자전거 180km 라이딩경험, 꾸준한 달리기등을 해왔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결전지인 홍성으로 출발합니다.

"강원도 간대매?" 아니요.. 충청도 홍성입니다. 홍성이요!

토요일 오후 잠실 수영장에서 수영 수업을 마치고 온가족이 출발합니다. 참고로 원정경기이든, 서울근교 경기이든, 가족이 대회장에 함께 와서 응원을 받는 것은 출전하는 분들의 깊은 바램이겠지만, 그 바램은 그냥 넣어두는게 좋습니다.

철인대회는 보통 바꿈터를 중심으로 수영/자전거/달리기가 꾸준히 번갈아가며 이어지므로, 바꿈터 주변에 있으면 선수를 계속 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올림픽 코스는 일반적으로 3시간, 하프/O2코스는 6시간 이상, 킹코스는 14~17시간동안 기다려야 하는데, 그시간동안 이제나 저제나 남편/아내/아빠/엄마가 오기를 목빼고 기다려야 하는 가족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참 할 짓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가족의 응원과 박수를 받으며 골인지점을 통과하는 것이 꿈인 예비철인 분들이 계시다면, 어느정도는 포기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제가 대회하는 동안 가족이 다른 활동을 즐기고, 마칠때 쯤에나 보자고 이미 얘기해둔 상태였습니다.)

토요일 오후 조금 늦게(4시경) 출발했더니 검차장에서 이미 대회설명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해가 서서히 넘어갈 시간에 도착했습니다. 대회장에서 출전선수 명단을 확인하고, 본인의 배번을 확인한 후, 신체포기각서 가아니라 사고시 본인책임이라는 서약서에 서명하고 나면 선수등록 물품 백을 줍니다.

(선수명단 확인)

보통 물품백에는 배번/스티커/헤나/전자발찌 기록칩이 들어있습니다.

배번은 대회당일 레이스벨트에 달거나 대회복에 핀으로 고정을 시킵니다.

스티커는 헬멧 정면, 좌/우측면, 그리고 자전거 싯포스트에 숫자가 뒤쪽으로 향하도록 붙여줍니다.

헤나는 양쪽 어깨/팔뚝/다리 등 외부에서 선수의 배번이 몇번인지를 빠르게 식별할 수 있도록 물을 뭍여서 부착합니다. (대회가 끝나고 나면 헤나부위만 자외선이 자단되어 고기등급이 잘매겨진 걸 대회 참가 번호가 아름답게 태닝이 되어집니다. 나름 철인의 상징이죠. 은근 자부심 생깁니다.)

(301번 선수)

스티커까지 부착하고난 후 검차장으로 가면 자전거와 헬멧이 문제가 없는지 검차를 한 후 검차 완료 스티커를 붙여줍니다.

대충 보는 것 같아도, 브레이크 제동이 충분히 잘 되는지, 헬멧은 문제가 없는지, 싯포스트나 스템에 유격은 없는지 등을 봅니다. 의외로 검차에서 불합격 먹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이 경우 자가정비가 가능하신 분은 바로 정비 하시고, 어려우신 분은 근처 샾을 찾아가서 정비받고 다시 검차를 받으셔야 하므로, 시간 여유를 두고 검차장에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작년 듀애슬론 대회에서 제 후배가 검차 불합격 받아서 난리브루스를 친 적이 있습니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첫 대회 출전인게 티가 나는지... (아마 긴장한 표정 탓이겠지요) 검차하시는 분께서 말씀하십니다. "대회 책자에 있는 대회 규정 꼼꼼히 읽어보시고 오세요 처음 오시는 분들은 꼭! 읽어보셔야 합니다." 라고 하시네요.

숙소로 이동한 후 책자를 꼼꼼히 읽어봅니다.

어머나. 반가운 얼굴이 보이네요!

(반가워요 매니저님)

보통은 대회당일 필요한 것들을 바닥에 늘어놓고 사진 찍기도 하는데, 뭔가 피곤함에 졸음이 쏟아집니다.

숙소가 대회장에서 30분 거리에 있어서 일찍 일어나야하므로 내일을 기약하며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2편에서 이어집니다.)
Posted by JayD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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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5월 19일로 예정되었던 한강아쿠아슬론 대회가 강우에 따른 한강 유속 증가 등의 이유로 일주일 연기된 5월 26일에 개최되었다. 개인적으로 기대(?)를 많이 했던 대회였는데, 일주일이 늦춰지는 바람에 다른 대회(바다의 날 마라톤)와 겹치게 되었으나, 구례 가기전에 오픈워터 경험을 빨리 해야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으로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대회에는 같이 운동하는 후배 1과 참가하기로 하였으며, (그친구는 올림픽코스, 나는 울트라코스) 정말 고맙게도 다른 후배 한명이 대회 내내 현장에 와서 사진을 찍어주기로 하여 역대급으로 고마운 많은 사진들을 건질 수 있었다. (ㅎㄹㅂ 정말 땡큐!)

(좋댄다, 그나저나 저 배는 진짜 걱정이다)

출발시간이 30분 늦춰져서 워밍업 시간이 살짝 주어졌다. 이렇게 난생처음 오픈워터에서 수영을 해보게 되었다.

(물론 바다에서 허우적 거려본 적이 매우 많이 있긴 하지만)

(긴장을 안했을 리가 없지)

처음 들어가보는 한강물은 생각보다 차가웠다. 그리고 심장이 마구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긴장할 것 없어, 너가 20년 넘게 그렇게 좋아하는 수영을 마음껏 하는 날이야. 부력수트입고 있으면 절대로 물 속에 빠지지 않는 다는 것도 알고 있잖아.'

라고 속으로 되뇌어도 심장의 쿵쾅거림은 쉽사리 가시지 않는다. 약 15미터 전진 했다가 복귀한다.



(복귀후 한장)

곰곰이 생각해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두려움은 아니다. 물속에 있다고 두렵지는 않다. 물이 꽤 차다는 생각이 든다. 충분히 몸을 데우고 들어가야겠다 싶어서 관절을 돌려준다. 구석구석 돌려주며 생각을 해보았는데, 이게 소위 말하는 패닉인가 싶다.

[오픈워터를 글로만 배웠어요]
웹서핑을 통해서 철인수영 얘기들을 볼 때마다 많이들 하는 이야기가 패닉이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시야, 까딱 잘못하면 생명이 왔다갔다 할 수 있다는 불안감, 강물의 흐름 또는 거센 파도에 원하는 방향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공포감까지 한꺼번에 오는 경우 숨이 가빠지고 눈앞이 하얘진다는 경고를 많이 봤다. 그럴땐 차분히 누워서 (수트는 물에 매우 잘뜬다) 하늘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좀 하면서 안정하면 된다고 한다.

라고 글로 읽어서 알고 있다. 그래서 수경도 투명한 것으로 끼고, 수트도 미리 입고 수영해보고, 수영장에서 거리도 충분히 해봤다. 매우 짧은 거리이지만, 바다에서 맨몸으로 수영하다 쥐난 상태에서 혼자 밖으로 나와본 적도 있다. 공포는 아니지만 패닉은 맞다? 좀 우습지만, 공포까지는 아니지만 불안감과 염려가 온게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출발,

   (사실 윗사진은 워밍업때 사진이다)

출발 인원은 30명이 조금 못되는 인원이었던 느낌이다.

원래 수영 3km 코스 신청자는 60명이 넘었던 것 같은데, 대회 일정이 밀리고 하다보니 사람들이 많이 안 온 것이겠지,

예전에 자전거 배웠던 이촌동 반트짐 원장님도 출전하셔서 옆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나중에 안 얘기지만 원장님은 3위 하셨음)

어쨌든 출발신호가 울리고, 입수... 살짝 서늘한 기운과 함께 심장이 두근거린다. 일부러 뒤쪽에서 출발했는데, 어라? 여러명을 앞지르기도 하고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가게 된다.

'어라?? 어라?? 나 나쁘지 않은데?'

라고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뒤에서 누가 내 엉덩이를 잡아서 바닥으로 푸욱 누른다. (자유형 팔동작 한 거겠지만) 의외로 겁나지도, 당황스럽지도 않고 그냥 '예상했던 대로다!' 라며 몸을 돌리는데 앞에서 평영발차기 어택이 날아들어온다!

후우.. 나도 틀림없이 누군가에게 공격을 많이 했겠지만, 피해 받기도 싫고, 피해 주기도 싫다보니 천천히 그리고 바깥쪽으로 돌아야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그런데 너무 멀어지면 또 불안하다 보니 자꾸 부표줄을 확인한다. 뭔가 느낌이 허우적 거리는 듯 하고, 숨이 가쁘다.

첫번째 턴 구역에서 보니 앞으로 대부분이 갔고, 내 뒤로 약 5~6명이 허우적 거리듯이 오고 있는 듯 하다.

'난 왜이렇게 숨이 가쁜거야?'

아.. 이게 대성형님이 말하신 '숨이 안트이는 기분' 인가보다. 그러고 보니 첫 삼각형 구간동안 롤링도 엉망이고, 2비트킥은 무슨 거의 6비트킥하고, 팔도 허우적 댔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수영 삼각형의 첫번째 턴 지점에서 뭔가 느낌이 오다)

그래 이미 빠른 사람은 다 내 앞에 갔다. 난 첫번째 오픈워터를 3km 대회로 출전한 겁없는 아이이지 않더냐. 그냥 원래 내가 잘하는 느리게 천천히 수영하기로 완주에 의의를 두자.

라고 마음을 먹고 천천히 길게 길게 킥 한번에 팔한번 여유를 가지고 가니, 삼각형의 2번째 변에서는 한 번도 멈추지 않고 끝까지 스무스하게 갈 수 있었다.

다시한번

그리하여 삼각형의 3번째 변으로 들어가서 수영을 시작했는데, 새로운 타입의 고난이 생겼다. 강물은 나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르는데, 나는 직선으로 수영하다보니 호흡을 하려고 오른쪽으로 돌릴때마다 부표줄이 내 머리를 때리고, 팔이 엉킨다.

후우... 내가 느끼기에 부표줄과 거의 30도방향으로 수영을 해도 자꾸 부딪힌다. 화요일에 비가와서 유속이 빠른 것인가? 라고 생각해본다.

그렇게 여차저차 1LAP을 마치고 (신기하게도 다시 물에 들어가는 데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출발하려는데 방송이 나온다.

'자 올림픽코스 출발 15초전입니다.'

으으... 울트라 코스 출발을 늦게 하더니, 원래 30분 간격의 출발을 이렇게 텀을 짧게 두냐!

(지가 느린건 생각안하고)

2랩 초반엔 올림픽코스(1.5km 수영) 주자들이 내 온몸을 손과 발로 마사지 해주며 지나간다.

당황하지 말고 천천히 천천히 가도록 하자.

3랩부터는 올림픽 주자들 중 뒤쳐진 사람들을 앞지르는 여유도 생긴다.

3랩을 마치고 나니 (시간적으로 올림픽 주자들 2랩 마칠정도의 시간) 나오란다.

"저 한바퀴 더 남았어요!"

"한바퀴 더 남으셨다구요???"

그렇게 한강을 전세낸 느낌으로 마지막 바퀴를 시작한다. 3LAP 까지 시간을 확인하니 100m당 2분 19초정도의 페이스이다. 원래 목표한 페이스가 2분 15초~2분 25초 /100m 이므로 절대 느린게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느린게 아니라는 느낌인데...

왜 나혼자 수영하는걸까... 괜시리 패배감이 몸을 타고 돈다.

그래도 완주에 의의를 두자. 삼각형 3번째 변에 도달하니 올림픽 주자들 중에 줄을 잡고 가는 분들이 보인다.

수영 마무리 1시간 26분 (1시간 20분쯤 마무리 짓길 희망했는데, 이는 좀 아쉽다)

수영 2랩때 몸싸움당하다가 다른 분이 친절하게 시계를 눌러주셔서 시간이 이상하게 되었다. (재밋게도, 멈춤을 누른건 아니고, 바꿈터에서 50분이나 있었던걸로 측정되긴 했지만 ㅎㅎ) 수영 마치고 버튼을 눌렀더니 달리기를 시작한 걸로 측정이 시작되었다.

바꿈터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지 시뮬레이션을 사전에 해둔 종이를 비치해두었었다.

울트라 주자중에 내가 가장 마지막으로 출발한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진다. 서두르고 싶은 생각도 전혀 들지 않고, 하나하나 읽어나가며 할 일들을 챙긴다. 단지 좀 씁쓸한건, 나는 나름 계획한 페이스를 지키며 첫 오픈 워터를 잘 마쳤다 싶은데 너무 뒤쳐진 느낌때문인 듯.

이제는 런이다. 목표 페이스는 6분. 무리하지 말고, 6분 페이스만 지키자.

5km 1바퀴는 5분 50초 페이스정도 나오는 듯 하다. 햇살이 따갑고 미세먼지가 심하지만, 달리다 보니 기분은 좋아진다.

올림픽 주자들중 좀 힘들어 보이는 주자들을 하나둘씩 앞지르다 보니 뭔가 앞서는 기분이 들어서 기분도 좋다.

그런데 러닝 2바퀴째에 배가 싸하다... 나름 카보로딩한다고 전날 먹은 콩국수가 세상구경하고 싶다고 아우성이구나...

후우... 화장실 다녀오니 무려 5분이 경과했다. 이 때부터 3바퀴째까지는 몇번이나 그만둘까 싶은 마음과 싸웠던것 같다.

2바퀴 마칠 즈음 대부분의 올림픽주자들도 러닝을 마물하고 있었고, 3바퀴 마칠때는 내 기억에 내 앞에 2명만 지나가고 있었다.

대회는 거의 파장분위기이고, 내가 대회를 마치길 기다리는 후배 둘에게 미안한 마음도 점점 커져만 갔다. '내가 그냥 여기서 대회를 마쳐버리면 덜 기다리고 빨리 갈 수 있을텐데' 아니 그런데 이사람들은 왜이렇게 빠른거야? 등등의 시간이 끊임없이 내 머릿속을 괴롭힌다.

그래 이왕 꼴지인것, 꼴지로 완주라도 하자. DNS한 분도 계실테고, DNF 한 분도 계시겠지만, 난 꼴지로 완주하겠다.

(거창하게 쓰긴 했지만, 저렇게 비장한 마음까진 아녔다. 그냥 기다리는 후배들에게 미안하고, 아직 내가 충분히 빠르지 않은 데에 대한 반성과 앞으로 준비를 더 충실히 해야겠다는 고민하느라 바빴지)

와~ 완주했다!!

고맙게도 마지막 100미터를 함께 뛰어준 우리 종훈이 고맙다!

마지막까지 사진찍어준 영주도 고맙다!

바꿈터에 들어왔더니 아니나 다를까 내 상자만 짐이 남아있다.

포디움에서 기분도 내보고 ㅎㅎ

내가 이모든 것을 도전하고, 긍정의 마음으로 완주할 수 있게 도와준 오픈케어 함연식프로, 문매니저님, 그리고 철인수영교실의 조지애 선생님께 감사인사를 전한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 난 첫 오픈워터에 3km를 무사히 완주했고, 한 번도 걷지 않고 20km를 달렸다.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아쿠아슬론 울트라코스]
총 소요시간 : 3시간 50분 42초 (가민기준)

수영 3km : 1시간 25분
바꿈터 1 : 10분(추정)
러닝 20km : 2시간 15분(추정)

(마무리)

(1) 수영은 수영장에서 장거리 연습할 때의 페이스와 거의 유사한 페이스가 나왔다. 오픈워터라는 두려움, 패닉만 잘 극복한다면 결국 수영장에서 수영이 빨라지면 오픈워터에서도 빨라질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2) 오픈워터 장거리 하려면 한쪽으로만 호흡하면 대미지가 엄청나대서 왼쪽 호흡 연습도 많이, 그리고 열심히 했는데, 일단 아직은 부표줄을 확인해야 하다보니 오른쪽으로만 호흡하게 되더라. + 3~4회에 한번씩 호흡 하는 것도 연습이 무색할 정도로 그냥 오른쪽으로 2스트로크당 1회 호흡 했다. 이는 조금 더 경험치가 쌓인 고수의 영역일듯 하다 .

(3) 살을 빼야 한다. 몸이 너무 무겁다. 이정도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생각된다. 지금부터 구례 대회 전까지 최소한 5kg은 빼야 한다.


Posted by JayD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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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이 많이 길었다.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간단하다.

갑자기 늘어난 업무량과 그에 비례하지 못한 나의 의지력 정도로 요약하면 될 듯 하다.

운동의 끈은 완전히 놓지 않았지만, 겨울동안 무려 5kg이 쪘고, 월간 운동량은 급격하게 하락하였다.

(철인수영교실)
오픈케어에서 준비해준 철인수영교실을 1월부터 꾸준히 수강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2시간씩 수영을 배우고 있다. 배울 건 없다 싶은데, 역시나 배움에는 끝이 없다.

풀과 발차기 두개가 잘 안된다. 그리고 쉽게 포기하는 성격까지 3가지를 이겨내야 한다. 아마 현재상태로도 '어느정도'는 할 수 있는데, '왠만큼 잘하는' 수준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노력의 투입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되니 꾀를 부리는 것 같다.

너무 몰아붙이지 않되, 수영장에서만큼은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단, 부상 완치된 이후에)

(부상)

작년 건강검진에서 거북목에 따른 경추 디스크 흔적이 보인다고 들었다. 거기에 덧붙여서 수영을 시작한 이후로 어깨 통증이 계속 느껴져서 병원에 가보니 회전근개염이라 한다. 도수치료를 꾸준히 받고 있는 중인데, 아무래도 스테로이드 주사요법을 써야할 것으로 보인다.

주사요법을 써도 좋으니 나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매일매일 목 관절 운동과 어깨 보강운동(전거근운동, 하부승모근 운동) 을 실시해야 한다. 일종의 기본 루틴으로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마라톤)

훈련은 거의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신청한 대회이므로 참가하였고 4시간 28분의 기록으로 완주하였다. 조금더 정확하게는 뛰다 걷다 하였지만..

실패원인을 크게 3개로 나누어보았다.

(1) 위 줄이기 실패
- 지속된 야근으로 인하여 폭식하는 습관이 다시 살아났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야식을 먹지 않았다는 점이지만, 야식을 안먹기 위해서 저녁식사를 무리하게 많이 먹었던 것들이 위를 늘어나게 한 것으로 보인다.
- 대회 당일 동료와 거의 사육 수준으로 5km마다 보급을 지속하였음에도 불구하고 32km지점부터는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였다. 이는 파워젤/포도당캔디 등으로 탄수화물이 꾸준히 보급됨에도 불구하고 위가 '포만감'을 원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시바삐 위줄이기가 필요하다.

(2) 절대적인 훈련량의 부족
- 절대적인 훈련량이 너무나도 부족하였다.


(암만 그래도 마라톤 출전한다는 녀석이 월 평균 50km를 뛴다는게 말이나 되는가. 심지어 3월의 63.8km는 동아마라톤 대회 당일의 기록을 포함한 숫자이다)

훈련의 절대량이 부족한 경우, 우선 마음에서부터 패배하고 출발한다. 마라톤은 정직한 운동이고, 나의 훈련량은 부족하다 그렇다면 나는 완주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을 가슴에 품고 출발선에 서는 것이다.

풀코스는 달리다보면 최소 1~2회의 한계점이 다가온다. 그 때 이겨내고 밀어붙일 수 있는 것은 누가뭐래도 (1) 동료들의 응원 과 (2) 본인과 본인의 훈련량에 대한 자신감 이다. 이 한계점이 묘해서 복통, 발목통증, 무릎통증 등의  불편감이 오기 시작할 때는 절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이 있지만, 막상 이겨내는 순간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지만 그 순간을 이겨내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런데 본인의 훈련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그 순간을 이겨낼 본인만의 자신감이 없어서 무너지는 것이다. 나역시 이번 동마에서 그랬다.

(3) 부상에 대한 염려
- 2018년 시즌은 동아마라톤이 끝이 아니다. 명백하게 동아마라톤은 시즌을 오픈하는 대회이며,  내게는 무엇보다도 구례 대회가 중요하므로, 무리하게 "정신력"을 써가면서 목표기록 내로 완주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였다.

- 걸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다. 죽을 것 같은 고통을 느끼고 있는 듯한 표정으로 다리를 거의 질질 끌면서 달려가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은 무엇을 위하여 저렇게 고통을 안고 가는 것일까?' 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저렇게 고통스러운 완주는 하지 않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차라리 보다 더 열심히 준비하여 다음기회를 노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들에겐 저런 고통을 참으면서도 달려야할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나중에 기회되면 동마 후기를 쓰도록 하겠다.

(자전거)
그나마 수영과 달리기는 꾸준히 해오고 있었으나,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자전거는 역시나 훈련조차도 거의 하지 않았다. 점점 목을 옥죄어오고 있다. 이제 매일 제대로 하면서 일지를 남기도록 노력해야겠다.
Posted by JayD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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