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쓴 후기를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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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이디입니다. 


일상이 바쁘다 보니 까맣게 잊고 지내다가 이번에 2019년 구례 접수하기도 했고, 지난주 대성 훈련부장님의 후기를 보면서 다시 생각이 나서 제 마음을 다잡기도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되어 이렇게 정리해보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구례에 처음 접수하신 분들께서는 설렘과 동시에 걱정이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제가 준비한 과정이 절대 모범답안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낙제생 수준의 실력으로 좌충우돌 준비를 했었습니다. 과거 기록을 뒤져봤을 때 매우 미흡한 부분들이 많아서 참 부끄럽지만, 이런 초보도 첫 도전에 이렇게 준비해서 완주하였다는 내용을 보시면, 구례에 처음 도전하시는 분들께서 자신감을 가지시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부분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준비해보게 되었습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내용은 더 깁니다!!

(부제) 제이디는 킹코스를 이렇게 준비하였습니다.




대회준비후기를 작성할 때에 "시간의 흐름대로" 작성할 것인지 아니면 "종목 또는 토픽 별로" 작성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시간의 흐름대로 간략하게 정리하고 종목별/토픽별로 또 정리하려고 합니다. 내용이 많아서 목차를 따로 작성해야할 것 같습니다. 

<<목차>>
1. 대회 접수하기 까지
2. 겨울을 잘보내자
3. 자전거 야외훈련 시작 
4. 첫번째 철인대회-'나 완주할 수 있니?'
5. 동료들과 함께 하다
6. 모의고사를 잘 치르자
7. 마음 내려놓기_이제 할 수 있는 건 없어
8. 제이디는 종목별로 이정도 준비했습니다.




1. 대회 접수하기 까지...

후기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철인3종은 제 인생 버킷리스트였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하겠지..' 라며 2015년에 로드바이크도 저렴이로 한대 구입했었죠. 2016년 가을에 후배랑 춘천 닭갈비 먹고 자전거로 복귀한 날 제 심장에 불을 지피게 되었습니다. 

"그래! 제대로 준비 한 번 해보자!"

그때까지 최장거리 러닝이 하프마라톤이었던 관계로..

2017년 봄에 풀코스를 뛰어보고, 2017년 가을 은총이로 머리를 올린 후 2018년 킹코스를 뛰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오픈케어에 가입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제 운동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이라고 확신하지요)

계획대로 2017년 봄 동마를 처음으로 완주하고, 자전거를 조금씩 준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러닝이 베이스였던 제 입장에서 자전거에 도저히 재미를 붙일 수가 없어서 자전거에 재미를 붙이기 위해 후배들과 2017년 추석연휴때 낙동강종주를 하다가 낙차사고로 약 2달간 운동을 쉬게 되었습니다. 

원래 머리올리려고 했던 은총이대회도 출전을 못하고, 2017년 올림픽 ->  2018년 킹코스 를 목표로 했던 제 전체적인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었죠. 

그땐 나름 씩씩하게 넘겼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많이 우울했었나 봅니다. 

은총이 대회장에 찾아가서 후배 수달자전거의 첫 출전을 응원하려고 했는데 수달군이 수영 마치고 자전거 나가는 모습을 보고는 괜히 울적해져서 집으로 돌아왔었습니다. 


(주차장님께서 찍어주신 은총이날의 내모습 - 왼쪽얼굴이 아직 부어있어서 가린다고 가렸으나...)

얼굴 뼈가 단단히 고정되어야 하므로 11월 초까지 모든 운동 금지라는 주치의의 경고를 받고 빈둥거리다 보니 체중이 급격하게 올라갔습니다. (63~64kg ->65~67kg)

'내 모든 계획은 1년 밀리겠구나. 내년(2018년)에 올림픽코스로 머리올리고, 2019년에 킹코스 도전해야겠다.' 라고 말이죠..

11월초 오픈케어 카페에 정팔님이 2018년 구례 티켓 얼리버드 오픈되었다고 글을 올리는 순간...  다시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할 수 있을까?"
"운동을 계속 쉬었는데?"
"철인 올림픽도 해보지 않았는데 킹코스를 일단 접수한다고??"
"자전거 평속 20 겨우 넘는 실력으로는 180km 컷오프일텐데??"
"아니 그보다 180km 탈 수 있긴 한걸까?"

등등 수많은 걱정들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단 한가지 마음으로 신청했습니다. 

"아이언맨이 되고 싶다."


(일러스트 출처 : 인스타그램 @mountainking7 윤지훈일러스트레이터 님)

대회 접수를 하고 나니 심장이 바쁘게 쿵쾅거립니다.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하나? 운동을 할 수 없는 지금의 나는 알 수 있는게 무엇일까?

(결국 다 지키지는 못하지만) 대회날까지 약 306일 이 남았으니 "구례 프로젝트 300" 이라는 거창한 이름도 만들고 운동목표와 운동계획을 하나씩 세우기 시작합니다. 

일단 자전거가 평속 20 겨우 나올 정도로 절망적인지라.. 자전거 훈련이 가장 시급하고, 새벽수영도 등록하였습니다. 마라톤은 2018 동마100일 프로젝트로 준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당시 계획했던 큰 그림은 아래와 같습니다. 


(실제로 저대로 한 건 거의 없지만, 그래도 얼추 비슷하게 한 거 같은 느낌이 드는건 왜죠? ㅎㅎ)





2. 겨울을 잘보내자

대회 신청 빨도 있고, 인생의 목표라는 마음도 있다보니 의욕이 충만합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로라 훈련도 하고 훈련일지를 어떻게 정리할지도 구성해보고, 매일매일 보강운동을 어떻게 할지도 찾아봅니다. 

달리기는 함프로님만 따라가면 되니 제일 골칫거리인 자전거를 어떻게든 해야한다는 생각이 매우 컸습니다. 

틈날때마다 자전거 관련 훈련방법을 웹서핑하고 메모어플에 담아두는게 일이었습니다. 



저는 밤도깨비 타입이어서 아침운동을 정말 잘 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2017년 첫 동마준비때에도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밤 11시~새벽2시 사이에 혼자 소화했었지요. 그런데 이 킹코스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필요한 만큼의 운동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아침운동이 필수였습니다.

어떻게든 아침에 일어나야 하는데.. 아침에 일어나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오픈케어 로라방을 가기에는 집에서 너무 멀다 보니 혼자 베란다에서 깜깜한 별빛아래 새벽 로라를 타면서 수도 없이 되뇌었던 말이 있습니다. 






"너가 어둠속에서 하는 것들이 너를 눈부신 조명아래에 설 수 있게 해줄 거야"

그리고 오픈케어에서 철인수영교실을 1월부터 개설해주신 덕에 주말에 수영을 배우러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영 자체는 어릴때부터 꾸준히 했었지만 그냥 수영장에서 물장구 치는 수준이었던바, 철인수영교실 수업을 들으며 대회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6월까지 꾸준히 수업을 들으며 수영준비를 한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조지애코치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새해가 되면서 첫번째 시련을 맞게 됩니다. 

새해부터 부서이동으로 업무가 바뀌면서 1월~3월동안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되었습니다. 야근은 기본이요, 11시~12시에 퇴근하는게 빈번한 상황이 되었죠. 그러다 보니 계획대로 운동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새벽운동과 점심시간을 쪼개서 보강운동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새벽에는 로라타거나(화목) 수영(월수금)가고, 점심시간에는 하복천 정도의 보강운동만 하고, 저녁시간에는 업무하는 과정이 반복되며 달리기 준비가 소홀해지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니 이때 마음이 참 힘들었었습니다. 야근을 늦게까지 하고 나면 밤에 잠깐이라도 달리러 가고 싶지만, 다음날 새벽에도 일어나서 운동을 해야 하니 달리기를 못하고, 또는 아예 너무 늦게 집에 들어가니 새벽 운동도 못하고... 




(악필 죄송)
매일매일 목표치에 가위표가 쌓이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져서 결국 2월부터는 1일 운동 계획을 쓰지 않고 그냥 닥치는대로 운동하는 거로 마음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저는 겨울을 계획한 만큼 잘 보내지 못했었고, 이후 봄과 여름을 매우 힘들게 보냈었습니다. 

엄청난 의지력이 있지 않는 한은 본인이 좋아하지 않는 종목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비용이나 위치 고민하지 말고 함께 할 동료를 찾는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는 자전거 로라가 그랬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결국 주말 오픈케어 로라방을 가는게 맞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단지... 주중에도 매일 늦게 퇴근하고, 운동하느라 애기랑 놀지도 못하는데, 주말에 철인수영과 100일 프로젝트에 로라방까지 가는 경우 행복한 가정을 유지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로라를 집에서 하는 것으로 선택했었던 것이지요


결국 이도 저도 아니게 겨울을 보내고, 2018년 동마는 약 15km를 걸어서 완주하게 되었습니다. 무리하면 계속 뛸 수도 있었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무리해서 부상을 입는 것보다는 다음날 그리고 그다음날 계속해서 구례 대비 훈련을 이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걷기로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겨울을 잘 보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상당히 불편했습니다만 저의 목표는 3월이 아니라 9월이므로 3월부터 포기를 얘기하기에는 이르다는 판단하에 다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니까요"


(이과 망했으면...)


3. 자전거 야외훈련 시작

3월이 되어 날이 따뜻해지니 지난 겨울의 로라훈련 성과도 보고 싶어서 밖으로 나섰습니다. 코스는 약 65km 짜리 하트코스...



생각보다 추운 날씨에 중간에 발을 동동구르며 햇살을 쬔건 논외로 하고, 시간이.. 평속이... 20.6km/h 이라니... 이러면 총 180km를 거의 9시간 걸리기 때문에 달리기는 시작도 못하고 컷오프할 상황인겁니다. (킹코스 자전거 컷오프 시간이 8시간입니다.)  

이때부터 마음이 너무너무 급해졌습니다. 자전거에 도움되는 보강운동을 찾아서 점심시간을 쪼개가며 점프스쿼트, 스쿼트, 런지, 플랭크를 했고, (사실상 달리기는 거의 그만둘정도) 회사 헬스장에서 고정 자전거라도 타기 위해 시간을 쪼갰습니다. 

그렇게 1개월이 지났고, 동일한 코스를 90km 동안 타보았습니다. 



평속이 아주아주 조금 올랐으나, 여전히 두배를 해보면 8시간으로 휴식시간을 가질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이시기에는 거의 속으로 울면서 자전거 타고, 훈련했던거 같습니다. 

그에 더해서 다른 걱정은 과연 내가 180km를 탈 수 있을까? 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2017년에 국토종주를 하면서 1일 100km 이상씩 타보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하루종일 쉬엄쉬엄 탔던 것이고, 이마저도 130km정도가 최대였기때문에 180km 라는 거리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히 극복해야할 숙제였습니다. 

설악 그란폰도도 참가해보았으나 비로 인해 저체온증과 싸우며 DNF를 한 경험으로 인해 마음속에서 자전거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지기는 커녕 마음속에서 점점 커져만 갔습니다. 




4. 첫번째 철인 대회 - 나 완주 할 수 있는거니?

자전거에 대한 두려움은 둘째치고, 수영을 아무리 좋아한다지만 오픈워터를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판단하에 한강 아쿠아슬론대회에 출전을 결정하였습니다. 

대회종목은 750미터, 1.5km, 3.0km 가 있었는데요, 어차피 킹코스가 3.8km인데 짧은거리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하에 조금 무모하지만 수영 3.0km + 런 20km 짜리 아쿠아슬론을 신청하였습니다. 

(한강 아쿠아슬론 대회 후기)
https://runningjay.tistory.com/62?category=795413

(한강 아쿠아슬론 대회 후기_외전)
https://runningjay.tistory.com/67

후기에서는 억지로 유쾌한 척 덤덤하게 적었었지만,아쿠아슬론을 꼴찌 하고 나니 이제는 수영도 개판이고, 자전거는 컷오프를 걱정할 수준이니 달리기까지는 가지도 못하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해졌습니다. 


(모두 빠져나온 물에서 혼자 수영을 마치고 나오며...)


그리고 6월에 저의 첫 트라이애슬론 대회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17년 3월 듀애슬론, 18년 5월 아쿠아슬론은 했었지만 3종목을 다 해본 적은 없었거든요. 바꿈터에서의 전환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홍성 O2 대회에 출전하였습니다. (O2대회는 올림픽코스 x2의 거리를 뛰는 대회입니다.) 

이때에도 올림픽 코스를 해보는 것보다는 중장거리 연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이 대회를 마치고 후기를 한참 쓰다가 울적해져서 그냥 삭제해버린 기억이 납니다. 



대회기록을 확인해보니 수영 중하위권, 자전거 최하위권, 달리기 중하위권의 기록이었습니다.  완주 시간도 6시간 57분으로 컷오프시간 7시간에 3분 모자라는 기억이었지요. 

처음 출전하는 3종 대회였지만 나름대로 꾸준히 준비해왔다고 생각했지만 "철인은 아무나 되는게 아니구나" 라는 매우 간단한 명제만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회는 3달 앞으로 성큼 다가왔는데 저는 아무것도 된게 없었습니다. 이대로는 대회에서의 실패가 불보듯 뻔한 상황이었습니다. 

(다음편에서 바로 이어집니다.)

Posted by JayD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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